
실리콘이 갈라지고 부서진 창틀 이음매
실리콘을 쏘는 일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정말 어려운 건 어디를 끊어야 물이 멈추는지 짚어내는 일입니다. 같은 자리를 세 번 쏘고도 계속 새는 집이 있는가 하면, 한 번에 멈추는 집도 있습니다. 그 차이는 실리콘 종류보다 어디를, 어떤 순서로 손보느냐에서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물에서 재료와 재료가 만나는 자리에는 대개 틈이 있습니다. 콘크리트와 창틀, 판넬과 판넬, 석재와 석재가 맞붙는 지점이 그렇습니다. 이 틈은 결함이 아니라 일부러 남겨둔 여유입니다. 건물은 온도에 따라 늘었다 줄었다 하기 때문에, 틈이 없으면 재료끼리 서로 밀어내다 깨지기 쉽습니다.
코킹작업은 이 틈을 꽉 막아버리는 일이 아니라, 틈의 움직임은 살려두면서 물만 못 들어오게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딱딱하게 굳는 재료는 맞지 않습니다. 건물이 움직일 때 함께 늘었다 줄었다 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코킹에도 수명이 있습니다. 자외선과 온도차를 오래 받다 보면 탄성을 잃고 굳어버리는데, 그러면 건물이 움직일 때 따라가지 못하고 갈라집니다. 자재와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5년에서 10년 사이에 이런 상태가 옵니다.
다만 오래됐다고 무조건 다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말랑하고 양쪽 가장자리가 잘 붙어 있다면 아직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겁니다. 반대로 딱딱하고 손톱으로 긁었을 때 부스러진다면 바꿀 때가 된 것입니다.

실리콘이 갈라지고 부서진 창틀 이음매

창틀 위 실리콘 가장자리가 들뜬 상태
현장에서 흔히 쓰는 재료는 크게 셋입니다. 이름이 비슷해서 헷갈리기 쉬운데, 붙는 곳과 위에 페인트를 칠할 수 있는지가 다릅니다.
어느 것이 더 좋다기보다는 붙일 면과 이후 마감에 따라 고르는 재료가 달라집니다. 도장을 앞둔 외벽에 일반 실리콘을 쏘면 그 자리만 페인트가 먹지 않고 겉돌게 됩니다.
다시 새는 현장을 가보면 재료 탓인 경우는 드뭅니다. 아래 셋 중 하나인 경우가 많습니다.

기존 마감 위에 덧발라 다시 갈라진 자리

창틀 아래 실리콘이 갈라져 벌어진 구간
가장 흔한 경우입니다. 새 실리콘은 낡은 실리콘 위에 잘 붙지 않아서, 겉보기에는 깔끔해져도 그 아래로 물이 그대로 지나갑니다. 그래서 얼마 못 가 같은 자리에서 다시 새는 일이 많습니다.
먼지나 기름기가 남아 있으면 제대로 붙지 않습니다. 걷어낸 뒤 면을 정리하고 프라이머를 발라야 하는데, 끝나고 나면 눈에 보이지 않는 과정이라 생략되는 일이 많습니다.
창틀 아래 바깥쪽에는 레일에 고인 물을 밖으로 내보내는 작은 배수 구멍이 있습니다. 여기까지 막아버리면 물이 빠질 데가 없어 오히려 실내 쪽으로 넘치기 쉽습니다. 코킹을 하고 나서 더 심해졌다면 이 부분부터 확인해보시는 게 좋습니다.
코킹은 면적이 아니라 길이를 기준으로 봅니다. 다만 같은 길이라도 아래 조건에 따라 비용이 꽤 달라집니다.
고층 건물 창틀 둘레는 길이가 짧아도 접근하는 데 시간이 더 듭니다. 반대로 저층 상가는 길이가 길어도 단가가 낮게 나올 수 있습니다. 사진과 층수를 먼저 여쭤보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권하지 않습니다. 새 실리콘은 낡고 굳은 실리콘 위에 잘 붙지 않고, 붙더라도 기존 것이 벽에서 떨어질 때 함께 떨어집니다. 처음에 걷어내고 다시 하는 편이 길게 보면 비용이 덜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틈으로 들어오는 물이라면 코킹으로 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벽체 균열을 타고 들어오거나 옥상 바닥 방수층이 삭아서 내려오는 물이라면 코킹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물이 어디로 들어오는지부터 구분합니다.
비 오는 날은 작업하지 않습니다. 면이 젖어 있으면 제대로 붙지 않아 충분히 마른 뒤에 진행합니다. 영하로 떨어지는 날도 잘 굳지 않아 피하는 편입니다.
표면은 몇 시간이면 마르지만 속까지 굳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립니다. 자재와 기온에 따라 달라서 시공할 때 현장에 맞춰 안내드립니다.
손볼 자리 사진을 보내주시면 예상 원인과 필요한 작업, 대략적인 비용 범위를 먼저 알려드립니다. 시공 여부는 설명을 들어보신 뒤에 정하셔도 됩니다.